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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 이 세상에 웬만하면 깔 수 없는 건 없다
서태지, 표절도 모자라 개념줄까지 놓았구나 (from SkySummer.com, by 여름하늘님)

관심분야 중 하나인 IT와 관련한 여러 가지 소식들이 많아 구독하는 블로그 중 하나인 SkySummer.com에 대형 떡밥이 하나 떨어졌다. 주인장이신 여름하늘님이 유명 블로거 중 한 명이기 때문에 파장이 더 큰 듯 하기도 한데, 일단 저 글에 대해서 내가 갖고 있는 입장은 황희 정승 식의 "듣자하니 네 말도 옳구나."에 가깝겠다.

어제도 지인을 만나 간만에 수다의 토네이도를 캔자스주가 아닌 신촌 고깃집에 풀어놓던 중, 세상에 웬만하면 깔 수 없는 것이 없다는 내 지론도 그 토네이도의 거센 입바람과 침 세례 속에 포함되어 있었다. 뭐 결론부터 이야기하자면 그렇다.

이 세상에 신성불가침의 영역을 제외하고 깔 수 없는 건 없다는 거다.

'신'이나 '종교', 그 사회 구성원 대다수가 존경하는 '위인' 등의 문제는 예외로 하자. 이런 문제들은 내 나름대로 깔 수 있는 논리가 있다고 하더라도 그 대상을 믿는 상대방에 대해 예의를 갖추기 위해서도 예외로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런 것들이 신성불가침의 영역에 들어간다고 볼 수 있겠다. 사실 이런 문제들에 대해서는 나 역시 대상을 존중하기도 하고 그 대상에 대해 감히 깐다는 표현을 쓸 수도 없을 정도로, 미천한 개인인 내가 접근하기에는 거대한 문제라고 할 수 있겠다.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위에 예를 든 대상 이외에는 이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대상에 대해 깔 수 있다는 게 내 입장이다. 그 대상이 내가 좋아하는 인물이나 밴드이거나 내가 신봉하는 진리여도 괜찮다. 세상에 100%로 완벽한 것은 그다지 많이 존재하지 않는다. 하다 못해 순금도 99.99%라고 하지 않는가. 물리적으로도 원자가 아닌 다음에야 100% 동일한 형질로 존재하는 것은 거의 없다고 봐야할지도 모르겠다. (모르겠다는 표현을 쓴 것은 과학 쪽에 문외한이기 때문에)

그런데 하물며 '신'이나 '종교', '위인'에 비해 역사적으로나 사회적 명성으로나 한참 뒤떨어지는 서태지를 까지 못할 이유는 무엇인가. 물론, 그 대상을 까는 것은 정당한 근거와 논리가 바탕이 되어야 하는 것은 당연한 것이다. 설령 그렇지 못하다고 하더라도 충분히 깔 수는 있다. 나 역시 내 주변에 나를 알고 있는 사람 중 상당수가 나를 싫어할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으니까. 더구나 유명인의 경우에는 깔 것 천지다. 흔히 말하는 '카더라 통신'으로 비롯된 소문들과 확인되지 않은 사실들도 충분히 대중에게는 매력적인 '깔 거리'이다. 그 대상을 까는 데 있어서 이용되는 근거가 사실관계가 명확하지 않은 것으로 밝혀진다면야 그 대상을 '깐다는 것'이 더 이상 의미가 없어지겠지만, 그 전까지는 유효하다고 본다. 그 사실관계를 규명해내는 에너지도 결국 '까는 사람들'에게서 나오는 것일 수도 있으니까.

문제는 '까는 문화'를 용납치 않는 소위 '빠'세력들과 '까는 사람들'에 대해서 거부감을 갖고 있는 '중립'세력들이 쉽게 저지르는 '까는 사람들'에 대한 인신공격이다. 물론 '까는 사람들'도 제대로 까야 한다. 어설프게 까면 욕만 먹기 마련이다. 눈에 콩깍지가 씌운다고 하지 않나. 그런 단계를 넘어서버린 사람들에게는 '까는 사람들'에 대해서는 "○○○까면 사살"인 것이다. 세월을 낚았던 태공망을 본받아 지금도 유유자적한 삶을 추구하는 수많은 키워 집단들에게는 좋은 미끼로 이용되는 것이 또한 '까는 문화'이기도 하다. 이런 경우도 잘못된 것이다. 우리 사회의 인터넷 문화에서는 너무도 쉽게 '까는 문화'가 악용된다. 그냥 자기 마음에 순간 들지 않으면 까고 본다. 앞서도 말했듯이 개인적으로 '까는 문화'를 즐기지만, 어떤 대상에 대해 까기 위해서는 그 글을 쓰는 것 보다 최소한 몇 배 이상의 시간을 들여 생각을 해본 후에 까는 것이 옳은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래야만 제대로 된 비판을 할 수 있다. 그냥 생각났다고, 마음에 들지 않는다고 까버리면 그건 낚시가 되는 것이다. 자기 자신이 그 대상을 까기 위한 근거를 준비할 시간조차 모자란 것이다. 그렇지 않다고 말하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뭐, 그런 사람들은 희대의 낚시꾼이거나 아니면 정말로 뛰어난 두뇌를 갖고 있어서 반론과 인신공격에 대한 대응책이 머릿 속에 순간적으로 완성이 되는 천재일지도 모르겠다.

다시 처음으로 돌아가면, 여름하늘님이 서태지를 까는 것은 개인의 자유이고 서태지를 깐 것에 대해서 까는 것도 리플러들의 자유이다. 정현철씨가 이 글을 보면 자기 자신의 입장은 전혀 고려하지 않고 왈가왈부하는 사람들에 대해 불만을 가질 수도 있겠다. 하지만 그게 바로 이름이 알려지는 것에 따르는 숙명이고, 유명세를 통해 얻는 명성에 따르는 반대급부이다. 그러나 또한 이렇게 장황하게 길게 쓰는 이유 역시, 많은 리플러들의 반응이 인신공격에 머물고 있다는 것이다. 뭐 그것도 사실 아주 나쁜 것은 아니다. 개인적으로는 악플이라는 것도 어떻게 보면 그 사람의 의견을 드러내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냥, 그게 그 사람이 자신의 의견을 드러내는 수준인 것이다. 그렇지만 '까는 것'과 '욕하는 것'은 근본적으로 다르다. 욕설은 비논리적이지만 까는 것은 논리적인 근거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아무튼, 요약하자면

TV 예능 프로그램에 가수들이 나와 가끔 하는 얘기들 중에 이런 것이 있다.
"객석에 단 한 명의 팬이라도 남아있다면, 전 노래를 계속 할 것입니다."

난 이렇다.

"이 세상에 단 한 명이라도 그 대상에 대해 나와 같은 생각을 하는 사람이 있다면, 전 그 대상을 계속 깔 것입니다."

열심히 깝시다.

p.s. 여름하늘님 글에 대해서는 난 그냥 무반응이다. 나도 한 때는 나우누리 연예게시판에서 유명한 '서까'였던 구타(아직까지 유저 이름도 기억하고 있다. 하도 유명했던지라..)와 키보드배틀을 벌였을 정도로 '서빠'에 가까웠었는데, 지금은 뭐.. 서태지와 그의 음악은 이제 내겐 아웃오브안중이고 지난 추억에 불과하니까..
비판, 서태지, 까는글, 낚시, 악플, 까기
# by pink | 2008/07/09 02:05 | Red Notebook | 트랙백 | 덧글(10)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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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ed by Mizar at 2008/07/09 11:54
일단은 까는 대상에 성역이 있을 수 없다는 것에는 동의를 표하면서..

다른 건 모르겠지만 저 블로그 주인장의 글은 은근히 극단적인 분위기를 풍기는 경우가 많더군요..
Commented by pink at 2008/07/09 12:04
제가 말한 까는 건 비판이니까요. 열심히 비판해줘야 발전할 수 있다고도 생각해요. :)
Commented by Mizar at 2008/07/09 12:25
아.. 전 그 링크하신 글에는 그다지 관심이 없어서요..^^;
그것 보다는 해당 블로그 주인장의 글쓰기 성향에 관한 것이라고나 할까요..
Commented by pink at 2008/07/09 12:39
전 다른 의미에서 말씀드린게 아니라 그냥 제가 평소에 항상 생각하는 '깐다는 것'이나 비판이나 같은 의미임을 강조한거에요. :)

오해하셨던듯...^^;;

해당 블로그의 주인 되시는 분의 글 쓰는 스타일은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편이어서 구독하고 있지요. 물론 좋은 글을 읽는 건 언제나 즐거운 일이구요. :)
Commented by Mizar at 2008/07/09 12:47
가끔 우연하게 뭔가 시끄럽다 싶어 들어가보면 만나게 되는 블로그더군요.
대체로 그런 이슈들에 중심에 있는 경우가 자주 보이더군요.
사실 이웃이 아니면 거의 무관심한 제가 기억할 정도면..^^

뭐랄까 좋게 말하면 날카롭고 호쾌하다고할 수 있는데 다르게 보면 보는 상대방에게 대한 배려심이 부족한 느낌이 들어서 저에게는 불편하더군요.
그나저나 pink님께서는 그런 타입의 글을 좋아하셨군요..^^
Commented by pink at 2008/07/09 13:02
전 제가 관심있는 분야에 대한 것이나 정말 잘 쓰여진 글이라면 다 좋아해요. :) 저도 글 쓰는 것을 좋아하는터라, 많은 도움이 되거든요.
Commented by 시퍼런 at 2008/08/15 03:43
흠~깐다는 것도 어감이 어찌.. 깔본다.그러니깐 시선의 주체(글쓴이)가 대상을 내려다보고 비웃는듯한 뉘앙스가 있기 때문에 그의 음악을 지지하고 기다려온 팬들의 입장에선 불편한건 사실이죠.
그렇다고 그 비판이 안티에 안티를 물어 더티하게 흘러간다면 소모적이 될꺼 같구요. 여하튼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대중음악계가 진보하고 발전되길 바라는 애정어린 시선를 바탕으로 비판이 이뤄진다면 좀 더 상호 존중면에서 그렇고 건전한 비판문화를 만들어 내는데도 일조하지 않을까~란 개인적인 생각이... 이상하게 비판을 하다보면 인신공격으로 오해받거나 그렇게 흘러가버리는 경우가 많아서....
Commented by pink at 2008/08/17 10:06
깐다는 것 자체가 요즘은 그 의미가 약해진 감도 없지 않고, 인터넷 세계에서는 약간의 강도 높은 비판을 의미하는 경향도 있어서 다소 격하게 표현한 것을 그대로 사용해봤습니다. 본래의 의미는 시퍼런님이 알고 계시는 부분이 맞겠지요.

제 글의 요지는 뭐, 신이 아닌 다음에야 아무리 존경받는 인물이라도 모든 것이 완벽할 수는 없고 모든 사람들에게 지지를 얻지는 못한다는 것입니다. 우리 속담에 '털어서 먼지 안나는 것 없다.'는 말도 있구요. 그리고 일련의 비판을 통해서 발전과 새로운 방향을 모색할 수 있다는 점도 동감합니다.

어디까지나 비판과 비난의 수위 조절은 적절해야겠지요. 그 경계선을 잘 넘나드는 것이 건전한 '까는 문화'의 정착을 가져올 듯 합니다. :)
Commented by 26살꼬마 at 2009/05/30 10:13
표절도 표절이지만
그 모기같이 음악 소리에 묻혀버리는 목소리는 참 안습이죠
누나가 서태지 광팬이었고(모든 앨범 구매함)
저도 옆에서 듣다보니 좋아하게 된 케이슨데
요즘 나오는 노래 목소리가 힘도없고 영 별로라
누나도 저도 이젠 관심을 끊었습니다.
Commented by pink at 2009/05/30 13:52
오래된 포스팅에 답글을 남겨주셨군요. 감사합니다.

저랑 비슷하네요. 저도 님과 연령이 비슷해서 같은 케이스라고 볼 수 있는데..

요즘은 뭐 그냥 음악적으로 안습이라 뭐라 말하기도 힘들군요.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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